[뉴질랜드 박춘태기자의 칼럼] 멈춤의 미학. 속도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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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쏟아지는 알림과 어제보다 더 빠른 결과만을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느덧 '빠름'을 미덕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우리에게 물리적 시간을 단축해 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은 그 어느 시대보다 심각한 시간 빈곤에 시달린다.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이, 우리가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목적지의 풍경이 아니라 그곳으로 향하는 '나' 자신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물리학에서 속도는 단순히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값이 아니라, 방향성을 가진 벡터로 정의된다. 아무리 거대한 에너지를 쏟아부어 엄청난 속력으로 달려나간들,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성취가 아니라 표류에 가깝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방향을 점검하는 '정지'의 시간을 극도로 불안해한다.
잠시라도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공포, 즉 포모(Fomo) 증후군이 우리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효율은 무조건적인 질주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적절한 간극과 여백이 존재할 때 생각은 깊어지고 통찰은 날카로워진다.